웹에 매력을 느꼈던 순간
스물셋, 펜과 노트를 펼쳐두고 그림 그리는 게 마냥 좋았던 시각디자인 전공생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을 깊이 공부할수록 인쇄, 출판, 제품 디자인이 가진 무거움을 느꼈습니다. 한 번 완성된 오프라인 매체들은 작은 실수로 인해 재작업이 필요한 이유로 인해 흥미를 잃었습니다.
반면 웹은 문제가 생기면 즉시 해결할 수 있고, 끊임없이 개선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을 제공했고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디자이너에서 개발자로의 전향
본격적인 전환점은 웹 에이전시에서 실무를 경험하면서부터였습니다.
3년 가까이 디자이너로 일하며, 퍼블리셔 동료를 통해 디자인이 실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가 되는 과정을 어깨너머로 배웠습니다. 정적인 그래픽이 코드를 만나 실제로 동작하는 걸 보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를 개발로 이끈 이유는 명확함에 대한 갈증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주관적인 감상이나 모호한 피드백에 따라 결과물이 좌우되는 점은 다른 분야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용기로 이어졌습니다.
비전공자로서 컴퓨터 언어를 새롭게 학습하고 동작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지만 의도한 논리대로 결과가 도출되는 정량적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비즈니스 로직을 설계하면서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개발 업무는 새로 찾은 적성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단순한 이미지 대신 전 세계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듭니다.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은 개발자지만, 상상하고 의도한 것들을 온라인에서 직접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하며 사용자 경험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